요르단 여행기 2 -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7월 11일 조사 자료도 받고 체제비도 받는(내겐 가장 중요한 일) 조사단 사전 모임이 있었는데 여성 파워를 실감했다. 세 명의 조사단원 중 단장님과 건축 전문가 두 사람이 여성이다. 암만에 도착했을 때 국제협력단 현지 주재원도 여성이었다.
한국에서도 동남쪽 시골인 안동에서 중동에 있는 요르단의 수도 암만까지 가는 길은 멀었다. 안동에서 15일 오후 3시 버스를 타고 강남 센트럴 시티에 7시 도착, 인천 공항에 저녁 8시에 도착해서 11시 55분 비행기를 탔다. 두바이에서 다시 두 시간을 기다려 암만행 비행기를 갈아타고 암만에 도착한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대략 10(6시간 차)시. 안동을 출발한 지 25시간이 지나서야 암만 공항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지겨우면 틈틈이 읽었는데도 ‘남한산성’을 다 읽었다.
가기 전에 비자를 받지 못했으므로 암만 공항에 내려 현장에서 비자를 받게 되었다. 사진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진은 필요하지 않았다.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20달러를 내야한다고 들었는데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이 돈을 들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이젠 공짜로 바뀐 모양이다 생각하고 즐거워하며 돈을 주머니에 넣었다. 순서가 되어 여권을 내니 뭐라고 하는데 알아듣지를 못했다. 돈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50달러짜리를 내니 그래도 뭐라고 한다. 자세히 들어보니 옆에 있는 환전 창구에 가서 요르단 돈으로 바꿔와서 내라는 이야기다. 쩝. 그럼 그렇지 공짜가 어딨겠노.
호텔에 들어가니 화장실 변기 옆에 요상하게 생긴 물건이 있다. 변기 비슷하게 생겼는데 뚜껑도 없고 물은 아래로가 아니 앞으로 튀어나오도록 되어있었다. 어떻게 보니 남성용 소변 변기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니 발을 씻는 물건 같기도 했다. 일단 사격 표적으로 사용하다가 마음을 바꿨다. 아무래도 이 용도는 아닐 것 같다. 이 동네는 남의 집에 들어갈 때 발을 씻는 풍습이 있을 수도 있는 일이니 일단은 발을 씻는 물건으로 생각하기로 결정하고 그 물건에다 발을 씻어보니 높지도 않고 아주 편리했다. 좋은 아이디어야. 우리나라 호텔에도 이런 아이디어 제품이 있어야 하는데. 그 날은 갈아입은 내의도 그 통에 넣고 빨고.
며칠 후 그 물건의 용도를 물어봤는데 아랍식 비데(bidet = 세변기)라고 한다. 쩝. 가르쳐 주는 분이 한국 사람들이 그 물건에 대한 용도를 다양하게 생각하는데 압권은 그 물건에다 과일을 재어 두었다가 먹은 사람도 있단다. 그 후로도 편리한 관계로 계속 그 물건에서 발을 씻었는데 발이 바닥에 닿지 않게 조심하면서 씻었다.
아라비안 비데 - 엉덩이를 조준하는 방식? 왼손으로 처리? 전자라면 상상만으로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