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미국 여행기

안동에 사노라면 2001. 9. 1. 17:39


 2000년 4월 26일(수)에서 5월 3일(수)까지 미국 출장으로 미국을 여행할 기회가 있었다. 관련 직종별로 구성하여 필자를 포함한 6명이 출장을 갔다. 혈액관리국에서 혈소판성분헌혈 장비 및 소모품을 사용할 수 있는 업체로 겜브로라는 회사를 추가해도 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출장이었다. 물론 출장 길에 몇몇 도시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필자가 출장을 가는 이유도 이 잿밥에 있으니까.

 

1.덴버

  겜브로(Gambro)라는 회사는 1964년 설립된, 원래 신장투석기를 생산하는 스웨덴의 회사인데 1997년 미국의 코브 스펙트라(COBE Spectra Apheresis System)라는 성분채혈기를 생산하는 회사(COBE BCT)를 합병하여 성분채혈기를 생산하는 사업본부는 겜브로 비티씨(Gambro        BCT)라는 이름으로 원래의 코브 스펙트라 본사가 있던 덴버시에 있는 관계로 덴버를 가게 된 것이다. 미국 사람들 자존심 좀 상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국가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의 회사가 유럽 회사에 먹혔으니.
  덴버는 미국 중부에 있는 도시로 조금 보수적인 도시로 보였다. 유색인종이 적다나. 그래도 하룻밤에 약30만원짜리(일종의 바이어 자격이므로 물론 그 회사에서 방값을 지불) 호텔에 묵으니 백인 종업원들이 유색인종에게도 곧잘 써(Sir)라는 호칭을 붙인다. 좌우지간 덴버에서는 공식 업무만 처리하고 관광할 것도 별로 없어 무지 재미없었다는 기억 뿐이다.
  4월 27일 오전에 겜브로 회사를 방문하여 인사하고, 회사 소개하는 강의 듣고, 오후에도 계속해서 자기네 회사와 회사 제품 자랑하는 강의 듣고. 말이 딸리니 질문은 형식적으로, 체면 유지용으로, 나중에 보고서 용으로 조금만 하고, 공장 둘러보면서 또 설명 듣고. 하긴 비싼 항공료와 호텔비 대어주면서 불렀으니 자기네들도 본전은 뽑아야지. 강의중에 시차 적응이 안 된 우리 일행 중 상당수가 졸고. 강사는 약간 기분이 상한 듯하고. 뭐 이런 식이다.
  저녁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바에 가서 술마시고 스트레스 약간 풀고 숙소로 와서 자야하는 무지 재미없는 스케줄이다.
  4월 28일 금요일. 이 날도 고달픈 일정이 계속된다. Lowry Bonifils Blood Center라는 혈액원이 운영하는 헌혈의집을 방문하여 미국의 혈소판성분채혈 실태에 관한 실태를 보고, 또 이동하여 그 혈액원을 들러서 미국의 혈액원 시스템을 공부해야 한다. 물론 이 혈액원에서는 이 회사의 제품을 사용한다. 이 혈액원은 미국 적십자사 혈액원이나 사설 혈액원이 아닌 콜로라도 주 유일의 지역사회 혈액원(Community Blood Center)이었다. 1943년 설립되었으며 1974년을 기점으로 매혈형식의 Donor에 대한 보상없이 순수한 헌혈로 바뀌어져 왔고 현재의 혈액원 건물은 1996년 건립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1974년부터 적십자사에서 헌혈운동을 했으니 이 부분에선 그리 쳐진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한동안 매혈이 병행되긴 했지만.

 

헌혈, 할머니

헌혈하는 할머니(젊은 세대 헌혈은 감소 중)

 

  이 혈액원은 콜로라도주의 록키산맥 서부지역의 혈액을 공급하는데 주내 9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 혈액을 공급한다고 했다. 콜로라도 주에선 인구의 2.5%만 헌혈에 참여한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연인원으로 국민의 약 5%가 헌혈하는데 반복해서 헌혈하는 사람을 고려하더라도 콜로라도주보다는 헌혈인국가 높은 것 같다. 미국은 헌혈자원의 감소에 대비하여 1명의 헌혈자에게 혈소판+전혈 등 헌혈자원을 최대  한 활용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미국에서 헌혈자가 감소하는 원인은 주헌혈군이 연령이 증가하여 헌혈이 줄어든다고 한다. 신규로 헌혈자가 되는 젊은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미국의 헌혈의집은  문진장소, 채혈장소, 휴식장소가 분리되어 있어 헌혈 환경은 우린나라보다 좋아 보였다. 체온은 일회용 커버(cover)를 사용하여 구강으로 체온을 측정하고 있었다. 헌혈 예약은 헌혈의 집 방문시 사회보장 번호, 이름, 전화번호를 메모해두면 헌혈의 집에서 연락을 취해 헌혈일을 정하는 방식으로 우리보다는 체계적으로 헌혈자를 관리하고 있었고 단체헌혈은 그룹(group)별로 고유번호를 부여하여 그룹별로 헌혈 날짜를 조정하고 있었다.

 

미국, 혈액원, 질문

미모의 안내 직원에게 수작을 걸고 있는 필자

(상대는 필자의 고난도 영어에 헤매고 있음)


  이 혈액원에서는 24시간 응급 안전성검사시설이 있어 혈액공급을 담당하는 의료기관이나 지역에서 혈액으로 발생되어지는 의문점을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형 의료기관은 매일 요청할 때마다 공급하며, 그 다음 수준의 의료기관은 2일 1회 공급하고 소형 의료기관은 3주에 1회 혈액을 공급하는데 공급 후 사용하지 않고 남은 혈액은 수가를 매기지 않고 회수한다고 한다. 혈액공급 서비스는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좋았다.

 

2. 라스베가스, 그랜드 캐년
  토, 일요일은 그들도 쉬어야 하므로 우리도 관광을 떠났다. 일단 사막에 세운 라스베가스로 가서 경비행기로 그랜드캐년을 구경했다. 사진으로 많이 봐서인지 생각보단 감동적이지 않았다.

 


그랜드 캐년을 배경으로

 

  저녁엔 라스베가스로 돌아와서 쇼도 보고, 미국에서 유일하게 안전하다는 라스베가스의 밤거리를 거닐면서 각 호텔에서 제공하는 야외 쇼를 공짜로 즐겼다. 방값도 덴버에 비하면 싸다. 라스베가스는 가족과 함께 오면 괜찮은 관광지인 것 같다. 초저녁엔 애들 데리고 야외 쇼 구경하다 애들 자고 나면 카니노 가서 놀고...

 


라스베가스의 밤 - 지나가는 커플은 엉덩이에 작업 중


  저녁은 해산물을 위주로 하는 부페에서 먹었는데 웨이터에게 줄 팁을 약간 넉넉하게 테이블에 오려 두자 웨이터 정말 열심히 서비스 한다. 콜라가 조금 줄어들면 얼른 달려와 리필을 하곤 한다. 담배는 무지 비싸 한갑에 5천원 정도. 사실 미국에선 틈만나면 담배를 피워도  워낙 금연 구역이 많아 하루에 10개피 피우기가 힘들다. 식사 시간에도 식당에선 피울 수 없으니 화장실 가는 척하고 식당 밖에 나가서 피워야 한다. 식사 중에 자리를 뜰 수 있는 횟수는 많아야 두 번이다. 미국에 살면 담배는 확실히 끊을 수 있을 것 같다. 흡연자들의 천국인 프랑스와는 완전 반대다. 다만 라스베가스의 카지가에선 마음껏 필 수 있다.
  그 날밤 밤새 기계와 시름해서 5만원 정도 잃었다. 방엔 새벽에 가서 세수하고 나온 것이 전부다. 방값이 싼 이유를 알겠다.

 

3. LA, 샌프란시스코
  오늘 길에 들른 LA는 한국 교민이 60만이 넘는다고 했다. 코리안 타운 쪽은 정말 우리 나라의 어느 도시 같이 비디오방까지 있다. 다저스가 박찬호를 스카웃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유니버셜 여행사 스튜디오에서 유명 영화의 이런 저런 장면들을 구경했다. 또 무슨 유명한 놀이 공원도 갔다. 관광지에서 본 미국 아저씨들의 태반은 배가 남산만 했다. 한국에선 내가 비만으로 엄청 스트레스 받는데 이 나라에선 나 정도면 양반이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금문교를 관광하고, 배를 타고, 어느 언덕에 올라 기념사진 찍고, 한국식 자장면을 먹었다. 한국식 자장면은 한국에서 살던 화교가 하는데 미리 예약해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샌푸란시스코의 바람부는 언덕에서 

 

 

 

 

 

 

 

 

 

 

 

 

 

 

 

 

 

 

 

 

 

 

 

 

 

 

 

금문교

 


샌프란시스코 항구

 

  미국은 유럽에 비해 그리 인상적인 관광지는 못된다. 크고 웅장한 자연과 인공 구조물들을 주로 관광자원으로 사용하므로 인간미를 느끼기는 힘들다. 중서부는 대충 봤으니 기회가 되면 동북부 지역 관광은 가 볼 생각이 있으나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미국 여행을 마치고 덴버에 있는 GambroBCT 직원들에게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냈으나 반송되었다.

 

To Gary Heath
    Kevin McCarthy
    Mark A. Herzberg, Esq.
    Atsuko Suzuki
    Dave Berry
    Dissie Fafoutis
    Terry Ensign
    Frank Corbin

May 12, 2000

Dear Friends 
How are you?
  Now I'm back home in Taegu, Korea. I really appreciate what you did for us during our stay in Denver. I know I owe you a lot for the great time and fun I had there. The journey was an invaluable experience for me. It gave me a chance to know what Denver is. After the tour of Denver with your help, I concluded that Denver is a beutiful city and a city of generous people. I learned from this trip far more than I had expected.
  How can I apologize for several things. My late mail of thanks, Our drowsy mentalities during your serious lectures especially during beautiful Miss Fafoutis's lecture. And I made you misunderstand because of my Korean style English and poor pronunciation. - I said to someone of you that in Korea, single donor platelet costs about 35 dollars, and this includes all(collection, tests etc.) except kit. In Korea 'kit' means 'disposable' and the cost of disposable is not included in single donor platlet cost. - Please understand my poor English. You know even Homer sometimes nods. I should nod repeatedly.
  Please visit Taegu and give me the chance to show you all of our city and Kyeong-ju the capital of ancient country Shilla which had continued for 1,000 years. - I am a descendant of th kings of Shilla(You may be surprised !) but most Kims(nearly 5 million people) of Korea have same pride like me - I am looking forward to seeing you soon.
  You always have my best wishes for health and success. Thank you again! 

Sincerely Yours,
J. G.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