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두 화가의 공동 전시회

안동에 사노라면 2010. 10. 31. 03:58

10월 17일에서 23일까지 안동에서 작업을 하는 두 중견 화가가 공동 전시회를 열었다. 신태수 화백은 진경산수를 그리는 동양화가, 장태묵 화백은 물그림자를 주로 그리는 서양화가다. 한번씩 만나 술잔을 주고받는 사이인 두 분의 전시회라 블로그에 기록해 둔다. 형편이 되지 않아 사지는 못하고 화분만 하나 보냈다.  

 

 

 

 

 

 

 

 

산을 내려가는 물의 마음

산하를 구석구석 밟아온 신태수와 물그림자를 두루두루 포획해온 장태묵이 한 자리에 여장을 풀고 보니 이렇다. 묵과 아크릴, 한지와 캔버스라는 재료의 이질감이 우선 눈에 띈다. 잠시뿐이다. 한지에 젖어 있는 풍경이나 캔버스에 스며든 풍광이 자아내는 동질감은 "산을 내려가는 물의 마음"으로 오롯하다. 노자에 따르면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솟을 만하면 샘이 되고, 골짜기를 내려갈 만하면 개울이 되고, 차고 넘칠 만하면 호수가 되고, 굽이쳐 흐를 만하면 강이 되고, 다다를 만하면 바다가 되는 물의 마음. 두 사람의 화폭에는 물의 마음이 대지를 두루 적셔 만물의 색과 형을 생동케 하고, 낮고 어두운 곳을 채운 수면 위로는 나무와 풀과 꽃을 춤추게 한다. 그들이 각기 풀어놓은 여장으로 한 살림을 차려도 하나 어색하지 않은 뜻이 여기에 있다. 벌과 나비가 한 꽃에 깃드는 까닭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이 이 산천을 사랑하여 나아가 붓을 드는 마음이 물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흘러도 아름답다. 길항(拮抗)하며, 작반(作伴)하며, 낮고 깊은 곳으로 상승(上昇)하는 그들의 여유가 미덥다. 다 물의 마음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안상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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