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츠부르크와 비엔나 사이에 있는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는 ‘소금의 영지’라는 뜻을 지닌 지역으로 2,000m 정도의 높은 산들 사이로 76개의 호수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곳이다. 잘츠카머구트로 가는 도로변에는 호숫가 산기슭에 자리 잡은 집들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주변의 집들은 민박을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정부에서 농사를 짓는 집만 민박을 하도록 허가했기 때문에 이런 집들은 농사를 짓지 않더라도 농사를 짓는 시늉은 내야 하기 때문에 집 주변의 밭에 목초를 재배하는 집이 많아 경관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다.
비가 오는 날씨였다. 볼프강 호수(St. Wolfgangsee)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할슈타트(Hallstatt, 할은 고대 켈트어의 소금이란 뜻) 마을 앞을 지나 모차르트의 외가 마을인 장크트 길겐(St. Gilgen)으로 가서 마을을 둘러본 후,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1,522m의 츠뵐페르호른(Zwolferhorn)봉을 오르는 일정이었다.
장크트 볼프강 성당
볼프강이란 이름은 성 볼프강 성인의 이름에서 따온 이름이다. 전설에 의하면 전설에 의하면 호수 중간에 위치한 할슈타인 산에서 교회를 어느 곳에 세울지 기도를 한 후 도끼를 던졌는데 도끼가 떨어진 그 곳이 현재의 교회가 서 있는 곳이라고 한다(성 볼프강 성인의 문장에는 도끼 그림이 있다고 한다.). 큰 종이 새(鳳)를 날려 그 새가 앉은 자리에 절을 세웠다는 안동의 봉정사 전설과 일맥상통한다(봉정사 대웅전에는 큰 종이 새가 매달려 있다.). 모차르트의 이름에 들어있는 볼프강도 여기서 유래된 모양이다. 우리가 한국에서 출발한 10월 31일은 성 볼프강 성인의 축일이니 볼프강 호수에 온 날짜는 제대로 맞춰서 왔다.
저 멀리 아마도 샤프베르크(Schafbergspitze)산이 있을 듯
수련원으로 쓰이는 건물
ㅅ
호숫가의 코끼리 바위
볼프강 호수 주변의 할슈타트 마을은 1997년 장크트 길겐과 함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 주민들은 자신의 집이라도 마음대로 고칠 수가 없다고 했다. 할슈타트 마을은 슈베르트의 가곡 ‘숭어’의 고향이기도 하다. 할슈타트 마을 뒤의 높은 산이 샤프베르크(Schafbergspitze)산인데 한 쪽은 급사면, 한 쪽은 완만한 경사라고 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 영화에서 도레미 송을 부르던 무대이기도 하다. 이 산을 오르는 빨간 열차가 있는 모양인데 우리의 일정에는 없었다. 돈과 시간과 날씨가 갖추어져야 탈 수 있는 기차.
멀리 보이는 마을이 아마도 장크트 길겐
장크트 길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비가 눈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온천지가 눈밭이었다. 츠뵐페르호른 봉우리에서 볼프강 호수의 전경을 보려던 기대는 무산되고 대신 올해 설원의 풍경을 즐기다 내려왔다.
정상 인근의 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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