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동유럽 관광기(2) - 잘츠부르크

안동에 사노라면 2012. 11. 18. 19:52

뮌헨을 처음 인지한 것은 초등학교 시절 뮌헨 올림픽에서 있었던 검은9월단의 이스라엘 선수단에 대한 테러 뉴스였다. 그 후 나이를 먹으면서 뮌헨에 대한 기억은 히틀러와 관련된다. 뮌헨에서 잘츠부르크로 이동할 때도  사운드 오브 뮤직대신 히틀러를 떠올렸다. 나라는 인간은 도무지 예술적 인간이 될 수 없는 인간이다. 뮌헨은 히틀러가 정치적 힘을 키운 도시이고,츠부르크는 히틀러가 자결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히틀러는 제3제국의 수상이 되기 직전까지 오스트리아 국적을 가지고 있었으니 어떻게 보면 독일 사람들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역사가 어디 한 사람의 힘으로 움직여지는 것이든가? 히틀러가 그런 짓을 저지르도록 도우거나 방조한 주 세력이 주로 독일인들이었으니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독일의 좌우대립 속에서 좌파를 견제하는 카드로 히틀러를 이용하려 했고, 그 선택은 결국 우파들에게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불러들인 결과를 초래했다.

 

 

뮌헨 거리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포함하는 독일 민족주의가 나치를 불러들인 것을 기억하면서 민족주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Nationalism이 민족주의로 주로 해석되지만 국가주의로도 해석된다. 국립대를 영어로 표현할 때 National University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요 인물인 트렙 대령은 독일 민족주의에는 동조하지 않았다. 그가 나치에 반대하는 입장이 강해서 망명한 것인지, 오스트리아란 국가에 충성했기 때문에 망명한 것인지 영화상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만일 그가 오스트리아라는 국가에 충성하기 위해 망명했다면 그는 독일 민족주의(Nationalism)에 반대하는 국가주의(Nationalism)를 신봉했을 수도 있다. 우리 경우에는 민족주의라는 개념이 외세의 침입과 더불어 도입되고, 외세에 저항하는 이념으로 받아들여져 민족주의(Nationalism)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지만 서구에서는 자민족중심주의 자국가중심주의의 부정적인 개념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분단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로서는 통일된 민족국가 건설을 포기하기 어렵지만 민족주의(Nationalism) 자체를 신성시하는 경향 또한 경계를 필요로 한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 - 멀리 잘츠부르크 성이 보인다.

 

이런저런 생각을 할 동안 버스는 잘츠부르크에 도착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고향으로 알려져있고,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알려진 잘츠부르크는 소금의 성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다. 696년 루퍼트 주교의 주도로 도시가 건설되었다고 한다. 도시의 주수입원은 소금광산이었다. 당시로서는 아주 귀한 소금을 장악했으니 도시의 부야 말할 필요도 없겠다.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이 도시를 지배하던 볼프 디트리히 주교는 사랑하던 여인 살로메를 위해 궁전을 짓고 살로메와의 사이에서 15명의 아이를 두었는데 그 성이 바로 사운드 오브 뮤직의 무대가 된 미라벨 궁전이다. 성직자가 어떻게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하지만 돈을 가지면 권력이 생기고, 권력을 가진 자에게는 법도 통하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돈이 되는 도시는 탐을 내는 사람도 많은 법,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볼프 디트리히 주교도 1611년 이 도시를 탐내던 독일 바이에른의 막실리안 1세의 침략을 받고 성에 유폐되는 신세가 된다.

 

 

미라벨 궁전

 

미라벨 궁전을 나와 돔 광장으로 이동해 대성당을 돌아봤다. 대성당은 모차르트가 1756년 세례를 받았고, 1779(정조 사망 1년 전)부터 오르간을 연주했던 곳이기도 하다. 잘츠부르크 성으로 올라가다보니 시가지에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었다. 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 전시관 안에는 들어가 보지 못했고 대신 슈퍼로 활용되는 그 건물 1층에서 저녁에 마실 맥주를 조금 샀다.

 

 

모차르트의 생가

 

돔 광장의 대성당

 

 

 

모짜르트가 세례를 받았다는 세례식 장치

 

 

 

모차르트가 연주했을 오르간이 빛을 반사하고 있다.

 

언덕 위의 잘츠부르크 성은 1077년 건축되었다고 한다. 트로페를반(tropferlbahn)이라 불리는 트램을 타고 올라가 내려다보니 뛰어난 조망과 함께 천혜의 요색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앞마당에 슈베르트의 보리수 무대가 되는 우물과 보리수가 있다는데 확인하지 못했다. 멀리 영화에 나오는 트렙 대령의 저 택, 히틀러가 자결한 집도 보인다는데 역히 확인하지 못했다.

 

 

잘츠부르크성에서 본 원경

 

 

잘츠부르크성의 오래된 대포

 

 

잘츠부르크 성을 나와 비엔나로 가는 길에 있는 시골 호텔에서 동유럽 여행의 첫 숙박을 했다. 호텔은 동네 식당과 카페를 겸한 건물의 윗부분을 사용하고 있었고 시설은 그리 완벽하진 않았지만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엔 충분했다. 

 

 

호텔 1층의 동네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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