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동유럽 관광기(4) - 비엔나

안동에 사노라면 2012. 11. 23. 00:03

잘츠카머구트를 떠나 비엔나로 향했다. 빈이라고 한다지만 그래도 내겐 비엔나로 부르는 것이 익숙하다. 음악의 도시라고 하지만 단기간에 여러 곳을 돌아보는 패키지 프로그램에는 음악회를 간다거나 하는 일정은 없다. 오후 와 저녁에 쉔부른 궁전과 스테판 성당을 돌아보고 끝내는 일정이다. 하긴 내게 비엔나는 음악의 도시보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도로 더 의미가 있다. 수백 년 동안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왕가로 군림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후원을 받아야 명성을 떨칠 수 있던 음악가들이 비엔나로 모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었겠는가? 적대적이었던 프랑스의 부르봉 왕가나 나폴레옹도 합스부르크 왕가와 혼인을 맺어야 인정을 받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최근에도 각종 국제적 음모론에 이름을 올릴 정도다. 이런 합스부르크 왕가도 1차 세계대전의 패전과 함께 힘을 잃고 말았고, 오스트리아도 군소국가로 유럽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다.

 

쉔부른 궁전 글로리에테쪽에서 본 비엔나 원경

 

비엔나 관광의 첫 코스는 쉔부른 궁전이었다. 가이드는 쉘부른이나 다른 이름으로 부르지 말고 쉔부른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 섣부르게 부르지 말고 제대로 부르자. 쉔부른. 노래방 기계에서 자주 본 궁전으로 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하던 궁전이다. 1619년 마티아스 황제가 사냥 도중 아름다운 샘(Schonner Brunnen)을 발견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은 아름다운이란 뜻이고, ‘부른은 샘이란 뜻이다. 보리수 노래를 독일어로 부를 때 암부른~”하고 부르던데 여기서 부른이 샘물이란 가사에 해당하는 부분인 모양이다. 궁전의 담장은 생각보다 수수했는데 궁전에 들어오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덜 화려하게 보이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한다. 쉔부른 궁전 정원은 막시밀리안 2세에 의해 1569년 만들어지기 시작해 1700년에 완공된 것을 1744~1749년 증축하였다고 한다. 궁전은 1441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데 우리가 본 것은 박물관으로 개방된 일부의 방뿐이었다. 이 궁전을 주도적으로 가꾼 사람은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인데 아들이 없는 아버지가 딸에게 자신의 유산을 넘겨주기 위해 여러 가지 정치적 계획을 진행했고 딸도 강력한 군주로 군림했다. 데릴사위로 들어온 남편과 금슬도 좋아 16명의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막내딸이 프랑스 혁명 때 루이 16세의 황후였던 마리 앙뜨와네뜨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의 사망연대는 정조와 같은 1800년이다.

 

쉔부른 궁전 정원

 

 

넵툰 분수 앞 연못의 오리들과 계단

 

 

궁전의 정원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본떠서 만들었다는데 그러고 보니 그런 느낌이 들긴 했다. 베르사이유보다는 뭔가 짜임새가 덜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정원의 끝에는 정원 끝에는 프러시아와 싸워 이긴 것을 기념해 세운 건축물인 글로리에테(Gloriette)가 있고 그 바로 앞에는 1780년에 만들어진 (로마의) 바다의 신을 상징하는 넵툰 분수(Neptunbrunnen)가 있다 

 

글로리에테

 

 

넵툰 분수

 

 

쉔부른 궁전을 돌아본 후 저녁에 성 슈테판 성당을 보는 것으로 비엔나 일정을 마쳤다.

 

 

광장

 

 

 

성 슈테판 성당

 

 

성당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