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중년부부의 일본 간사이 여행기(1)

안동에 사노라면 2017. 9. 22. 00:12

97일부터 10일까지 34일로 일본 교토 일대를 다녀왔다. 교토는 네 번 갔지만 아내가 한 번도 가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를 위한 여행이었다고 할 수 있다. 네 번의 교토 여행 중 두 번은 패키지여행, 두 번은 업무상 출장이었기 때문에 교토 인근을 스스로 찾아다니는 여행은 내게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내가 주말이 긴 항공권 치고는 비교적 싼 항공권을 구해서 항공권 날짜에 맞추어 휴가를 내고 출발했다. 이번에는 일정을 <간사이공항 -> 나라의 도다이지(東大寺) -> 호류지(法隆寺) -> 교토의 키오미즈테라(淸水寺), 킨가쿠지(金閣寺), 료안지(龍眼寺), 니조성(二條城), 긴가쿠지(銀閣寺) -> 오사카의 도톤보리, 오사카성 -> 간사이공항>으로 잡기로 했다. 비용은 항공료 약 43만원, 국내 여비(주차비 포함) 약 9만원, 현지 교통비식비간단한 기념품 해서 약 56만원, 면세품으로 담배와 선물용 청주를 합해 약 18만원, 호텔 숙박비 3박 약 55만원이 들었다. 도합 약 181만원. 숙박비가 평소보다 많이 들었는데. 처음으로 고급 호텔에서 한번 묵어보기로 하고 교토의 미야코 호텔을 예약해두고 출발했다. 오사카에서는 토요일인데다 이틀 전에 예약하는 바람에 숙박비가 많이 들었다

 

 

* 이 여행기는 순전히 중년의 초보 여행자를 위한 여행기다. 그래서 이동하고 길 찾기 위주로 쓸 예정이다. 패키지는 다닐 만큼 다녔고, 이제 용기를 내서 혼자서 혹은 부부간에 개별여행을 시작할 마음을 내는 사람들이 있다. 젊은이들처럼 아주 저렴한 숙소는 생각하지 않고, 비즈네스 호텔 정도에서 잘 생각을 하고 있다. 싼 항공권을 구하는 방법도 터득했고, 자녀들의 권유로 유심 칩으로 무장까지 했지만 막상 출발하려고 하니 겁부터 난다. 영어는 한두 마디 될 것 같기도 하고, 일본어도 인사 정도는 안다. 한자를 조금 읽을 수 있다. 이런 중년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여행기를 쓰기로 했다. 젊은이들처럼 주유패스 구매해서 좀 싸게 여행하려면 몸이 고생한다. 그냥 조금 더 쓴다고 생각하고 나서면 된다.

 

1. 간사이공항에서 나라

 

간사이공항에 입국수속을 밟은 후 공항 밖으로 나오면 버스 승강장이 있다. 청사를 등지고 중앙에서 살짝 오른쪽으로 가면 9번 승강장이 보이는데 이곳이 나라로 가는 승강장이다. 1240, 140분 등 1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다. 승강장과 시간을 확인했으면 청사 쪽 벽에 있는 승차권 자동발매기로 간다. 자동발매기 스크린을 보면서 어찌어찌하면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다. 나라까지는 현재 1인당 2,050엔이다. 천 엔짜리 지폐 석 장 넣으면 승차권과 잔돈이 나온다. 혹시 다른 길로 나와서 버스 승강장이 보이지 않으면 제복을 입은 사람을 붙들고 <스미마셍, 버스 노리바>라고 하면 된다. 9번 승강장에도 몇 개의 줄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가장 오른쪽에 奈良라고 적혀있는 곳이 있다. 버스가 오면 승차권 보여주고 타면 되는데, 큰 짐이 있으면 짐을 싣고 짐표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큰 짐이 아니면 그냥 들고 타면 된다.

  

  

이제 어디서 내려야 할까? 내리는 위치가 버스 모니터에 표시되는데 마지막 세 정거장은 나라호텔(奈良ホテル) -> 킨테츠나라역(近鉄奈良驛) -> JR나라역(JR奈良驛) 순이고 JR나라역이 종점이다. 나라공원과 동대사가 킨테츠나라역 근처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여기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리면 킨테츠나라역 입구다.

 

* 혹시 공항에 일찍 도착해 나라 근처의 호류지나 다른 곳으로 당일 움직일 생각이 있으면 pass를 끊어서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간사이공항에서 기차로 가려면 JR West Kansai Area Pass 1일권(2천엔)을 끊어서 간사이공항에서 오사카의 텐노지역까지 특급 하루카의 자유석을 이용한 후, 텐노지역에서 JR간사이선으로 가면 약 8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2. 나라에서의 숙소

 

도요코 인(東橫 inn) 나라를 hotels.com을 통해 미리 예약해두었기 때문에 이 호텔에서 묵었다. 비용은 2double, 조식 포함, 카드 국외수수료 포함해서 80,458. 도요코 인은 킨테츠나라역에서 길 건너편 좌측을 보면 東橫 inn이 보인다. 그냥 잠시 걸어가서 체크인을 했다.

 


* 우리 부부는 외국 여행을 할 때 10만원 내외에 조식이 포함되는 비즈네스호텔을 선호한다. 아저씨 아줌마가 젊은이들처럼 유스호스텔에서 묵을 수는 없지 않은가? 호텔 조식을 배가 부르도록 먹고 점심은 건너뛰거나 간식으로 버틴다. 그리고 저녁은 조금 괜찮은 식당을 찾아 맥주 한두 잔을 곁들여 먹는다. 이런 호텔을 찾는다면 일본에서는 도요코 인(東橫 inn)이 답이다. 대부분의 도시에서 이 호텔은 중심 역의 도로 건너편에 있다. (오사카처럼 도심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있는 곳은 예외도 있다.) 가격은 2double8만원 내외다. 조식은 나오는데 유럽의 호텔 조식을 상상하면 안 된다. 이 호텔은 일본의 직장인들이 출장 갈 때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전형적인 일본식 아침 식사가 뷔페로 나온다. 밥과 미소 된장국. 반찬도 종류가 많지 않다. 하루를 버티려면 밥을 꾹꾹 눌러 담고, 미소 된장국도 최대한 담아서 먹어야 한다. 흡연자는 예약할 때 아예 흡연실로 잡아야 한다. 흡연실은 담배 냄새에 절어있어 부부가 같이 간다면 욕을 먹을 가능성이 많다. 요즘은 일본도 옛날과 달라서 흡연이 쉽지 않다. 도요코 inn 나라는 호텔 정문에서도 못 피우게 한다. 비흡연실로 정했다면 길을 건너 킨테츠나라역의 택시 승강장의 구석에 있는 흡연구역까지 걸어가야 한다. ibis style 호텔도 비슷한 수준인데 없는 도시가 많을 것 같다.

 

역 뒤편 상가에서 (흡연 가능한 술집을 찾아) 한잔 했는데, 한 잔을 의미하는 일본말 '이빠이'가 왜 '꽉 채운다'는 말이 되었는 알 수 있다. (어쩌다 보니 내 팔과 손이 제법 예쁘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