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일본 여행(3) - 교토 야경

안동에 사노라면 2006. 10. 2. 00:05

  교토를 흔히 천년 수도라고 한다. 794년 헤이안쿄(平安京) 천도에서부터 동경으로 천도한 1868년까지 할 때까지 수도였으니 천 년 넘게 수도였던 도시다. 내 짧은 지식으로는 터키의 이스탐불 다음으로 오랫동안 수도였던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교토(京都)라는 말 자체가 서울, 수도라는 의미다. 현재 일본의 수도인 도쿄(東京)가 동쪽 수도라는 의미를 가지는 것을 생각하면 어휘로만 볼 때는 일본의 수도에 해당되는 도시다.

 

  일본 속담에 '오사카 사람은 먹다 죽고, 교토 사람은 입다 죽고, 도쿄 사람은 보다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상업이 번성한 항구 도시 오사카는 물산이 풍부하고 회식 자리가 많았고 지금도 많은 우리 나라로 치면 부산에 해당되는 도시여서 먹다 죽는다라는 말이 생겼을 게다. 교토는 천황과 귀족들이 살던 도시로 옷차림과 예의에 신경을 섰을 터이니 입다 죽는다라는 말이 생겼을 거고. 동경은 에도 막부 시절 쇼군이 있던 도시로 각종 행사가 많아 볼거리가 많았을 것이고. 지금도 교토에 가면 기모노를 입은 여성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옷차림을 사회적으로 권장하기도 한다. 실제 MK 택시는 기모노를 입은 여성에게는 택시 요금의 10%를 할인해주고 있다.

 

  교토에서의 첫 날 저녁은 부페를 먹었다. 우리의 식사량에 그 식당 직원들도 놀라는 눈치였다. 저녁 식사 후에는 교토 타워와 교토 역을 볼 기회를 가졌다. 교토 타워는 화려하긴 했지만 역사 도시로서의 교토의 상징물로서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천 년 수도로서의 교토의 역사성을 나타내는 설계라거나 전통과 현대 전자 공학의 만남을 표현한 구조물이기를 기대했지만 별 특색이 없는 타워라는 생각이었다.  

 

  교토역 쪽에서 본 타워 야경

 

  타워 전망대에서 본 교토 야경

 

  하지만 교토역은 달랐다. 역사 안으로 윗층까지 올라가 보았는데 누구의 작품인지는 몰라도 대단한 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교토 역사를 보면서 일본 사람들이 스케일이 작다는 말에 동의하기 힘들었다. 산을 연상시키는 계단을 중심으로 실용성과 예술성이 조화된 작품 같았다. 사진을 두어 컷 찍었지만 그 사진이 오히려 그 건물을 왜곡할 것 같아 올리지 않는다. 교토 역 맞은 편의 교토 타워는 그 자체보다는 교토역의 유리에 반사된 모습이 더 아름다울 정도였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시내 자전거 주차장을 볼 수 있었다. 한 기계를 사용해 더 많은 자전거를 주차시킬 수 있는 장치다. 자전거 주차장도 유료였고 임시 주차하는 자전거를 보관하는 주차장과 정기 주차하는 자전거를 보관하는 자전거 주차장이 별도로 있었다. 자전거 주차료를 내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호텔에 돌아와 본 엘리베이트에는 구석에 의자가 놓여 있었다. 노인 인구가 많은 나라답게 노인들이 서서 기다리기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엘리베이트에도 의자를 배치한 모양이었다. 오토와 병원에서부터 자꾸 노인들을 위한 배려가 눈에 들어오는 것을 보니 나도 이제 다 되어가나 보다.

 

  엘리베이트 안의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