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중년부부 발틱3국 스쳐가기(3) - 비르츠부르크

안동에 사노라면 2016. 11. 25. 16:27

비르츠부르크

마리엔베르크 요새에서 본 비르츠부르크 시내(2017년 1월 아들이 찍은 사진)

 

 

비르츠부르크의 역사 앞도 우리네 역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노숙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었고, 불금이라 술 취한 젊은이들도 많았다. 삼삼오오 모여 취중에 고함을 지르는 무리들도 보였는데 한국의 역전보다 더 소란스러웠다. 비르츠부르크는 도시 자체가 대학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아들 말로는 고함을 지르는 술꾼들 대부분은 현지인이 아니고 외지에서 온 학생들을 것이라고 했다.


호텔에서 본 거리 바로 아래가 바바로사 광장. 정면의 길을 따라가면 역.

 

아들이 예약해 둔 숙소는 역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바바로사 광장 앞에 있는 바바로사 호텔이었는데 4층 한 층만 호텔로 쓰고 있었다. 시설은 낡았지만 주인이 직접 관리하고, 아침을 정성껏 준비해주었다. 호텔이라기보다는 민박집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3인실을 사용했는데 1박에 150유로. 독일의 물가를 인정한다고 해도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다. 체크아웃 하는 날 모닝커피와 빵만 먹고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15유로를 할인해주었다.

 

비르츠부르크의 레지던츠 궁전


도착 다음날(12일) 아들이 교환학생으로 다니는 대학교를 방문했다. 비르츠부르크대학은 의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대학이다. 1849년 피르호에 의해 독일 최초로 병리해부학과가 설치된 대학이다. 피르호는 세포병리학이란 개념을 수립한 사람이다. 또 뢴트겐이 1895년 이 대학의 교수로 있으면서 X선을 발견했다. 뢴트겐은 1901년 첫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하다. 이 대학은 영상의학과의 발상지이고, 독일 병리학의 산실인 셈이다. 뢴트겐이 노벨물리학상을 받던 1901년 불확정성 원리를 발견한 하이젠베르크가 이 도시에서 태어나기도 했다.

 

아들의 기숙사, 레지던츠 궁전, 암테마인교를 돌아보았다. 점심은 학교 인근의 제법 비싼 식당에서 세 사람 식사비로 거금 80유로를 내고 먹었다.


 학교 근처의 식당

 

비르츠부르크 대학 도서관


암테마인 다리에서 본 마인강과 비르츠부르크 성


프랑크푸르트에서 헬싱키로 갔다가 4일 후 빌니우스에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오는 항공권 가격은 기대와 달리 출발 전날까지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결국 비르츠부르크의 아들 기숙사에서 눈물을 머금고 1인당 약 500유로를 주고 13일 항공권을 예약했다. 1주일 전 항공권 가격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린 대가는 두 사람의 추가 비용 60만원. 주식을 하는 사람들이 바닥에서 사서 머리 꼭대기에서 팔 생각을 하지 말고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파는 곳에 만족하라는 말을 하던데 그 말이 항공권에도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최저가로 사겠다는 욕심을 버리자.


13일 아침 비르츠부르크에 아들을 남겨두고 부부는 발틱3국을 향해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