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서유럽 관광기(4) - 밀라노

안동에 사노라면 2011. 5. 10. 23:23

오후에 피렌체에서 밀라노를 향해 출발했다. 산 하나를 넘고 나니 넓은 평원이 끝없이 이어진다. 남부 지역이 구릉 지역이라면 북부는 평원 지역이었다. 이탈리아가 식량을 자급한다는 것도, 북부가 남부보다 잘 산다는 것도 이 평원을 보면 저절로 이해가 되었다. 아무래도 밀을 생산하는 곳이 포도 생산하는 곳보다 경제 기반이 튼튼하지 않겠는가. 밀라노가 가까워지면서 산업 시설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이탈리아의 경제 수도라더니 과연 그런 모양이다. 도로는 부활절 휴가를 마치고 밀라노로 돌아가는 차량들로 인해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313년 동서 두 로마의 황제가 밀라노에서 회담을 하고 기독교를 공인하는 칙령을 발표했다고 한다. 굳이 이 먼 곳까지 와서 칙령을 발표한 이유가 궁금하다.

 

밀라노에 도착한 때는 벌써 저녁 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밀라노의 두오모(도시 중심 성당)과 비토리오 에마뉴엘레 2세 기념 아케이드를 관광하는 것으로 밀라노 관광은 끝을 맺었다.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이나, 피렌체의 피렌체의 성모 마리아 성당은 돔을 중심으로 부드러운 곡선으로 인해 느긋한 느낌을 주는 반면, 달리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은 뾰족뾰족한 첨탑들이 줄지어 선 형태여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없어보였다. 아케이드에는 루뷔똥, 구찌 등 명품 가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다행히 다들 문을 닫았다. 문을 닫은 뒤지만 아내는 명품 가게들 앞에서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댄다. 유럽은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 경우, 세금과 인건비가 높아져 이익이 별로 없다고 한다. 상가 가운데 있는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조명이 인상적이었다.

 

 

밀라노의 두오모

 

 

비토리오 에마뉴엘레 2세 기념 아케이드

 

 

아케이드 천정의 조명

 

 

아케이드 중심에 자리잡은 루뷔똥 가게. 가방 모으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 있어 문이 열려 있었더라면

어떤 사태가 벌어졌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